강아지의 기억력 – 유기견 생활을 기억한다

가족이 된지 벌써 4년이 된 참깨(링크 : 닥스훈트 참깨 프로필 ), 4년이 지났음에도 참깨는 자신이 유기되었을 때의 생활을 기억하는 듯 합니다.
강아지는 기억력이 좋지 못해 반복된 학습 또는 습관으로 인해 알게 된다고는 하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습니다만 참깨가 4년 넘게 우리와 함께 지냈음에도 유기견이었을 때를 기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르게 표현을 하면 “유기견의 트라우마”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만 “트라우마” 라는 단어를 붙일 정도는 아닌 듯 합니다.

처음에는 참깨가 왜 이런 행동을 하나 의아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무리가 없던 시절, 유기견 생활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몇 가지 참깨가 꺼려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추위를 끔찍히 싫어한다

닥스훈트 단모인 참깨, 추위에 약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만 다른 닥스훈트 단모종에 비해 추위를 너무 싫어합니다.
겨울이 되어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에는 정말 집 밖을 나갈려고 하지 않습니다.
한 겨울에 캠핑(링크 : 남양주 햇살가득 캠핑장 -2018년 1월)을 갔을 때 참깨는 정말 난로 근처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참깨는 추위를 생명의 위협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너무 추위를 타는 것 같다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참깨가 유기 되었을 때 공고된 기간이 2월 초입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들은 이야기는 한 겨울에 주택가도 아닌 산과 도로가 있는 지역에 옷을 입은 것도 아닌 채로 발견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참 추운 날씨에 혼자 떠돌아 다니면서 정말 생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나 봅니다.

2월 초에 단모종인 참깨가 주택가도 아닌 산과 도로가 있는 지역에서 떠돌았으니 추위가 끔찍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추위를 끔찍하게 생각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어두우면 집에 있어야 합니다.

이것도 참깨가 떠돌아 다닐때의 기억으로 인해 생긴게 아닐까 합니다.
다른 강아지들은 밤에도 산책을 잘 합니다만 참깨는 어두우면 외출 하는 것을 꺼려 합니다.
낮에 함께 외출을 했더라도 해가 지기 시작하면 집에 가자는 의사 표현을 하기도 하며,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발걸음이 제법 빨라집니다.
집이 아니면 차에라도 들어가야 합니다.

집 주변이 어두운 지역도 아닌 큰 대로변이라 밤에 나가도 상당히 밝은 편입니다만 어두움을 싫어합니다.
밤에 나가면 딱 집 주위의 냄새만 맡고 어디론가 갈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우리와 신뢰도가 쌓이지 않아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만 이제는 유기견 생활을 했을 때의 기억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애견 카페, 애견 운동장 등 강아지가 모여 있는 곳을 싫어합니다.

강아지가 가족이 되면 아마 처음에 가장 마음놓고 갈 수 있는 곳이 애견 카페나 애견 운동장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 강아지와의 외출이 쉽지 않고 모르는 것도 많기에 그나마 강아지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 장소를 찾아가게 됩니다.
참깨를 보호소에서 데려온 이후 초반에는 애견 카페 및 애견 운동장을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갔었습니다.
참깨의 성격도 볼 겸 겸사겸사 갔는데, 이렇게 강아지들이 모여 있는 곳 싫어합니다.

처음에는 강아지들끼리 어울리지 못하는 사회성이 없는 게 아닐까 생각을 했었는데, 참깨는 단짝 친구들도 있고 친한 강아지들과는 잘 놉니다.
그냥 강아지들이 모여 있는 곳은 싫어합니다.
성격상 그럴 수도 있겠다 했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유기견 보호소 생활을 하면서 생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을 내고 들어가는 애견 운동장에 가면 옆에만 있으니 돈만 아깝습니다.
좀 뛰어 놀고 하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뛰어 놓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공원에 가서 뛰면 좋다고 웃으면서 좋아하니깐요.
그냥 특정 공간에 강아지들이 모여있는 것을 처음 경험한 것이 유기견 보호소인 것 같으며, 여기에서의 생활이 좋지 않은 기억인 듯 합니다.

다른 강아지의 짖음에 반응을 보일 때

참깨는 다른 강아지가 짖는다고 자기도 짖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TV에서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나도 반응을 안하는 편이데 동물 관련 프로그램에서 번식장 또는 뜬장 생활을 하는 장면에서 강아지가 짖으면 고개를 들어 TV를 응시합니다.
이 것도 참 신기한 부분이기는 한데, 우리는 모르지만 강아지들의 짖음이 다 다르긴 한가 봅니다.

유기된 기억보다 좋은 기억만 쌓이기를 바랍니다.

유기견을 입양하면 우리의 가족이 되기 전에 어떤 생활을 했는지, 생후 2-3개월이였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그리고 왜 버려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참깨는 심장사상충이 있어서 버려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떠돌다 심장사상충에 걸릴 계절은 아니기에 그렇게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함께한지 4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밤에 함께 좀 멀리 나가는 것을 꺼려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만 자신이 버려져서 떠돌던 시절의 기억은 강아지들에게는 쉽게 잊지 못하는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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